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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개념 연구

우울한섬 2022. 6. 16. 13:04

평화개념 연구

■ 이 책은…

평화 구축의 출발점인 평화개념을 다각도로 탐색하고 정의한다. 평화의 현실적인 필요와 보편적으로 평화를 추구해 온 인류 역사로 말미암아 누구나 평화를 말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다양하고 대립적인 이해가 상충하는 현대 분쟁 사회에서 그만큼 단순하게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 평화개념이기도 하다. 한 공동체 또는 국가의 평화가 전 세계의 평화 또는 이해관계에 깊숙이 연계된다는 점은 평화 개념의 다양성, 다층성, 다면성을 이야기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평화가 가장 요구되는 분단 한반도에서 역설적으로 온전한 평화개념을 수립하고 전파하기는 큰 장애에 봉착한다. 이 책은 전 세계의 평화학 연구 동향, 사례별 평화 정책 등을 종합 검토하고, 국내의 평화학 논의 과정 및 평화를 위한 실천 등을 망라하여 각 부문별 전문가들이 적극적 평화, 정의로운 평화, 안정적 평화, 양질의 평화, 포스트 자유주의 평화, 해방적 평화, 일상적 평화, 경합적 평화, 통일평화 등 9개 범주에 걸쳐 평화개념을 탐색한다. 이로써 현실적인 요구와 학문적인 요청에 모두 부응하는 평화학 교과서가 선보이게 되었다.

 

  • 분야 : 사회과학(사회학)
  • 엮은이 : 서보혁, 강혁민
  • 저자 : 서보혁, 강혁민, 정혁, 김상덕, 허지영, 이성용
  • 발행일 : 2022년 6월 20일
  • 가격 : 15,000원
  • 페이지 : 304쪽 (두께 15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신국판)
  • ISBN : 979-11-6629-114-2 (03300)

평화학의 출발점인 평화개념에 관한 국내 최초 개론서

■ 출판사 서평

평화개념 연구의 고비와 새로운 국면

2018년, 손에 잡힐 듯이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의 기운이 허무하게 흩어져 버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오랫동안 표면적인 평화 논의도 정체기를 보인 듯한 지난 수삼 년간, 내부적으로는 새롭게 열린 가상회의 공간을 활용하여 차분한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있는 평화 관련 논구가 전개되었다. 명암이 너무도 빈번히 교차하는 한반도 평화 관련 정세를 더욱 근본적인 자리에서부터 구축해 올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 핵심이 평화학의 기본 출발점이 되는 ‘평화개념’의 연구이다.

평화 연구의 어려움과 평화개념 연구의 의의

한반도는 70년째 분단 상태에서 상호 갈등과 충돌을 방지하고, 통일을 지향해 가기 위하여 ‘평화’에 관한 논의와 실천적인 노력을 지속해 왔다.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는 남과 북의 양 당사자 사이의 화해와 갈등의 교차만이 아니라 이른바 남남갈등이라고 하는 내부 문제,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주변강국의 이해관계 등이 얽히면서, 분단 역사의 긴 시간만큼 그리고 지리적 공간적 변수의 복합성이 더해져서, 평화를 둘러싼 다양한 견해가 상호 충돌하고 교섭하며 그야말로 “알면서도 모를 것”이 되어 가고 있다.

평화개념과 평화개념사 연구

여기서 다시 평화 문제에 관한 원점으로 돌아가서, 평화개념 그 자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평화개념의 다양성, 난해성은 평화 개념의 본원적인 추상성으로부터 비롯되기도 하지만, 평화개념 연구와 정립이 단일 학문의 과제가 아니라 융복합연구의 대상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이러한 주제에 충분히 접근하기에는 국내에서의 평화학 연구의 대내외적 조건이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새로운 진로와 활로를 개척하는 과제까지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평화개념 연구는 단순히 그 개념이 형성되고 변용되어 온 과정에만 주목하는 평화개념사 연구와 다르다. 평화개념 연구는 그 개념의 정향과 내용, 그리고 그 개념이 등장하고 변용되는 시대적 요구, 현실적인 조건들을 더 깊이 살핀다. 이는 평화개념 연구가 지극히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연구가 될 수밖에 없음을 적시한다.

평화개념에 대한 다각도, 다차원 접근

이 책에서는 3부에 걸쳐 모두 9개의 평화개념을 다룬다. 1부는 ‘지속가능한 평화’라는 범주에 속하는 4개의 평화개념, 2부는 ‘포스트-자유주의’라는 범주에 속하는 4개의 평화개념, 3부는 한반도 맥락에서의 평화개념(통일평화)을 다룬다. 이들 개념의 해설은 각 평화개념 사이의 상관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통일성을 기하여 (1) 각 평화개념의 등장 배경과 전개 (2) 개념의 의의와 특징 (3) 인접 평화개념과의 관계 (4) 한반도 평화에 주는 함의 등의 체제로 전개하였다.

제1부는 평화담론 내지 평화추구에서 가장 긴요한 관건이 되는 ‘평화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범주로 묶일 수 있는 4가지 평화개념을 논구한다.
제1장 ‘적극적 평화’ 개념은 비판적 평화연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요한 갈퉁의 ‘적극적/소극적 평화개념’을 소개하는바, 개념 그 자체보다 그것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의의, 장점과 약점을 기술함으로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제2장 ‘정의로운 평화’ 개념은 소위 ‘정당한 전쟁’론을 해체하고 무비판적 평화주의를 넘어서려는 의도에서 출발하여, ‘정의’와 ‘평화’를 분리하는 이분법적 인식론을 넘어 “평화는 정의 안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정의는 평화를 완성시킨다”는 명제를 도출한다.
제3장 ‘안정적 평화’ 개념은 평화의 지속가능성을 주안점으로 하여, 분쟁 이후의 위태로운 사회정치체제를 좀 더 안정적인 상태로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서의 평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이를 한반도 상황에 적용하여 “안정화 과정으로서의 통일정책” “동아시아 평화지대”와 같은 유요한 관점을 도출한다.
제4장 ‘양질의 평화’ 개념은 안정적 평화와 달리 평화의 질적인 속성에 관심을 기울인다. 즉 “질적인 평화를 평화구축, 평화프로세스 등과 연계해 분석하면서 분쟁 후 사회의 분쟁 재발 방지는 물론 대중의 존엄과 안정을 방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 양질의 평화 개념의 핵심이다.
제2부는 지난 수십 년간 ‘평화조성 - 평화유지 - 평화구축’으로 정식화되어 온 자유주의 평화 모델의 한계를 비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포스트-자유의의’ 평화 모델에 이론적 기반을 둔 4개의 평화개념을 소개한다.
제5장 ‘포스트-자유주의 평화’ 개념은 왜 기존의 자유주의 평화담론의 주요 논제들과 실행 범위들이 유엔이나 서구 중심적 평화 행위들이 로컬에서 거부되거나 실패하는지를 검토하고, “로컬 영역에서 로컬의 주체성이 강화되고 글로벌의 영역과 혼종하는 방식으로 평화적 행위들이 발전”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는 진전된 평화개념으로서 포스트-자유주의 평화개념을 소개한다.
제6장 ‘해방적 평화’ 개념은 포스트-자유주의 평화의 중심가치인 ‘해방성’을 중점으로 하여 개념을 정립한다. 해방적 평화의 관념에서는 자유주의 행위자들이 로컬의 공간에서 수행한 행위가 ‘억압’으로 이해하며 이들의 편향적 평화구축 시도를 고발한다. 이를 통해 해방적 평화는 어떤 구체적인 행위체라기보다는 평화구축을 위한 인식론으로서의 해방적 평화 개념을 제시한다.
제7장 ‘일상적 평화’ 개념은 공식적인 평화 행위와 다르게 주체성이 생산되고 발현되는 일상의 장소에서 미시적이고 작은 단위의 몸짓과 언어로서 구축해 나가는 평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작은 평화, 비공식적인 행위 속에서의 평화인 일상적 평화가 수직적, 수평적으로 확장되는 데 소용되는 사회성, 호혜, 연대, 그리고 회로와 회로망 등의 요소와 실제를 탐색한다.
제8장 ‘경합적 평화’ 개념은 역시 ‘자유주의 평화’의 주요한 태도인 ‘갈등은 합의를 통해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는 근대 서구 민주주의적 인식을 완전히 뒤집어서 “적대에 기인한 갈등을 인간 행위의 중심이자 정치적인 것의 본질로 이해할 것”을 요청한다. 평화는 적대적 갈등을 없애겠다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파괴적 갈등을 온건한 갈등으로 전환시켜 나가는 다원주의적 공존”이라는 것이다.

통일평화 - 분단평화 - 분단폭력 - 통일폭력

제9장 ‘통일평화’ 개념은 이상의 8개의 평화개념을 ‘분단’이라는 한반도 특수 상황을 적극 반영한 제안적인 성격의 개념으로, 이를 통해 추상적인 것에 흐를 수 있는 평화개념이 살아 있는 현실과 만났을 때 어떤 함의를 줄 수 있는지를 검증해 나간다. ‘통일평화’는 당연히 ‘평화통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과 방법 그리고 목표를 갖는 개념이다. 통일평화의 상대어는 ‘전쟁’이나 ‘분쟁’이 아니라 ‘분단폭력’이다. 명시적인 분쟁과 전쟁 상태가 아니라도 분단 그 자체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폭력적 상황이 ‘분단폭력’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통일평화’에 위협이 되는 것은 ‘분단평화’이다. 이는 통일을 지향하는 대신 분단 현실의 안정화와 고착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극단적인 것은 ‘통일폭력’이다. 이 또한 ‘분단폭력’과 마찬가지로 통일을 빌미로 하여 전쟁이나 혹은 그에 준하는 저강도 폭력을 지속적으로 야기하거나 조장하거나 강제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 모든 폭력적 상황에 대응하여 ‘통일평화’의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통일평화’ 개념은 여전히 형성 도정에 있으며, 그만큼 취약하기도 하고, 또 그만큼 가능성과 역동성이 높은 개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나머지 8개의 평화개념과 통일평화 개념은 상보적인 관계를 이루며 서로가 서로의 존재 이유가 되며, 서로가 서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경이 되어 준다. 통일평화는 한반도의 특수성에 기반하면서도, 인류 보편가치로 이어진다.
이 책은 공저자들의 치열한 논찬 과정과 두 차례의 학술회의를 통해 토론자들로부터 논평과 질정을 거듭하여 접수한 후 거듭 가다듬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오늘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는 더욱 더 암울한 시간을 향해 흘러가는 듯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이 보여주듯이 그 어둠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평화와 통일을 연구하고 발신하는 노력이 있으므로, 한반도발 평화세계의 도래는 필연적인 일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확신하게 된다.

■ 차례

제1부┃지속가능한 평화

제1장┃적극적 평화_ 정혁
Ⅰ. 들어가는 말
Ⅱ. 개념의 등장 배경
Ⅲ. 개념의 구성과 전개
Ⅳ. 개념의 특징과 의의, 비판
Ⅴ. 다른 평화개념과의 관련성
Ⅵ. 한반도 평화에 주는 함의
Ⅶ. 나가는 말
제2장┃정의로운 평화_ 김상덕
Ⅰ. 들어가는 말
Ⅱ.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개념의 형성과 특징
Ⅳ. 개념의 의의와 연관성
Ⅴ. 한반도에 주는 함의
Ⅵ. 나가는 말
제3장┃안정적 평화_ 허지영
Ⅰ. 들어가는 말
Ⅱ. 이론적 배경과 특징
Ⅲ. 개념의 의의
Ⅳ. 한반도에 주는 함의
Ⅴ. 나가는 말
제4장┃양질의 평화_ 서보혁
Ⅰ. 문제의 제기
Ⅱ.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개념의 의의와 특징
Ⅳ. 한반도에 주는 함의
Ⅴ. 맺음말

제2부┃자유주의 평화를 넘어

제5장┃포스트 자유주의 평화_ 이성용
Ⅰ. 들어가는 말
Ⅱ.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포스트 자유주의 담론의 특징과 의의
Ⅳ. 다른 평화개념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Ⅴ. 한반도에 시사하는 의의
Ⅵ. 나가는 말
제6장┃해방적 평화_ 강혁민
Ⅰ. 들어가는 말
Ⅱ.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개념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평가
Ⅳ. 다른 개념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
Ⅴ. 한반도에 주는 함의
Ⅵ. 나가는 말
제7장┃일상적 평화_ 허지영
Ⅰ. 들어가는 말
Ⅱ. 이론적 배경과 특징
Ⅲ. 일상적 평화 개념의 한계와 의의
Ⅳ. 한반도 평화구축과 관련된 함의
Ⅴ. 나가는 말
제8장┃경합적 평화_ 강혁민
Ⅰ. 들어가는 말
Ⅱ.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개념의 특징, 평가, 그리고 의의
Ⅳ. 다른 평화개념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
Ⅴ. 한반도에 주는 함의
Ⅵ. 나가는 말
제9장┃통일평화_ 서보혁
Ⅰ. 들어가는 말
Ⅱ. 통일평화 개념의 등장과 전개
Ⅲ. 통일평화론의 특징과 다른 개념과의 관련성
Ⅳ. 요약과 과제

주석 / 참고문헌 / 집필진 소개 / 찾아보기

 

■ 책 속으로

○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는 비교적 최근에 구상된 개념이다. 그것은 정의와 평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폭력의 사용까지 고민해야 했던 역사가 있었고, 평화라는 이름으로 방기된 억압과 독재의 역사 또한 있었다. 오랜 기간 우리는 정의와 평화 둘 중 하나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회가 다원화되고 갈등의 문제가 복잡해짐에 따라 정의, 평화 그 어느 것도 결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지점에 이르렀다. 각각 정의와 평화의 이름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무력 사용이 발생하며,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반복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정치적 자유주의의 영향과 다원주의 사회로의 전환은 정의의 개념을 더욱 세분화하고 상대화하였다. 또한 세계화 속에서 발생하는 국제 분쟁의 경우, 전통적인 정의의 개념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폭력의 문화 속에서 방치되는 세계 곳곳의 아동, 여성, 노인, 사회적 약자들은 날로 커지는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힘의 논리 속에서 소외되어 간다.<본문 52쪽>

○ 안정적 평화는 전쟁이나 폭력이 부재하며 오래 지속되는 평화 상태를 범주화하였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갈퉁이 제시한 소극적 평화 개념과 관련이 있는데 갈퉁이 직접적 폭력이나 전쟁이 부재한 상태를 지칭하기 위해 “소극적(negativ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직접적 폭력의 부재가 곧 적극적 평화의 상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전쟁이 중단된다고 해도 평화롭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안정적 평화는 이렇게 ‘전쟁 또는 물리적 폭력’이 중단되었으나 적극적 평화가 이루어지지는 못한 불안정한 평화 상태에 관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하여 ‘전쟁 대 평화’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한계를 넘어서며 평화를 점진적인 ‘과정’으로서 인식한다. <본문 99쪽>

○ 양질의 평화론은 대안적인 평화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이론은 주로 분쟁 후 사회에서 수준 높고 지속 가능한 평화의 구성 요소들과 그 구현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양질의 평화는 민주주의, 법치, 정의, 화해 등과 같은 보편가치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 이 이론은 분쟁을 겪은 사회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에서도 정치 폭력과 사회 갈등을 지양하고 질 높은 삶을 추구하는 데도 적합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이론은 평화론에서 이분법적 사고를 극복하고 대신 평화를 복합적이고 연속선상에서 접근할 길을 여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 <본문 133쪽>

○ 자유주의 평화(the Liberal Peace)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각지에서 실행된 전후 복구 및 평화구축 활동에서 드러나는 자유주의적 특징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이 시기 국제사회는 기존의 냉전체제 몰락이라는 거대한 전환에 직면했는데, 이러한 혼란의 과정에서 많은 내전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였고 이 전쟁을 수습하기 위한 많은 외부 지원을 필요로 하였다. 그러나 국제 지원 활동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들에 물질적·외교적 지원을 하던 구소련과 중국이 급격한 내부 혼란을 맞게 됨에 따라, 정작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는 국가들은 서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한 소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현대 평화구축 활동의 새로운 변화는 대부분 유럽과 북미 일부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들, 혹은 이들 국가에 활동 기반을 둔 국제기구들에 의해 주도되었고, 이 국가들이 공유하는 자유주의적 사상과 정서가 자연스레 많은 평화구축 프로그램들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보이는 공통적인 평화구축 활동의 특징을 통칭해 ‘자유주의 평화구축’(Liberal Peacebuilding)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본문 139쪽>

○ 안정적인 북한의 평화 정착 및 남북한 협치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히 협치 초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과도기적 메커니즘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러한 북한 방식의 이해와 수용은 중요한 성공의 요체라는 점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가령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체제적, 정치적, 경제적 관점이 북한 주민들에게 이해·수용되고, 또한 그들의 인식을 반영하여 재조정되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과의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북한 사회에 존재하는 종적 거버넌스 체제, 그리고 그 단위들 사이의 일방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지역 주민들의 생각과 요구를 파악하고 협의해 나갈 수 있는 논의 구조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구체적인 방법 구상에, 그동안 여러 내전 지역에서 활용된 건설적인 소통의 채널과 관련한 여러 모델들은 중요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54쪽>

○ 해방적 평화는 한반도의 비평화를 분석하고 평화구축을 연구하는데 어떤 함의를 주는가? 해방이 인간을 억압하고 있는 구조와 상태를 폭로하고 그로써 진정한 의미의 자유와 평화를 지향한다고 할 때 한반도 평화 논의에서 주요 논의 대상은 무엇이 될까? 필자는, 이미 많은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한반도의 비평화를 유지 내지 재생산하는 총체를 분단의 구조라고 이해하며, 해방은 한반도에 거주는 모든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는 분단폭력으로부터의 탈피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평화의 문제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하고 그것이 반드시 분단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난민 문제, 젠더 갈등,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가 분단의 구조와 직접 맞물려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한국 사회는 분단이 설정해 놓은 이분법적 삶의 양식과 조건으로 사회, 정치, 문화적 행동에 제약을 받아왔고 타인에 대한 혐오의 감정과 배타적 정체성 등을 일상에서 경험해 왔다. 급기야 학자들은 이러한 부정적 타자에 대한 습성이 사회 전반에 노출되어 분단의 아비투스(habitus)를 생산해왔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본문 174쪽>

○ 일상적 평화는 거시적인 구조에 치중하여 갈등 해소와 평화구축을 설명하는 평화 논의에서 벗어나 혼란스러운 정치사회적 환경 속에서도 일상을 살아내며 갈등을 최소화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평범한 개인들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을 연구한다는 점에 다른 평화개념과 차별성이 있다. 또한 지역적이고 미시적인 차원에서 발휘되는 개인이나 소집단의 평화적 역량과 거시적 사회구조나 체제와의 상관성이나 평화의 구성성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통일을 이루는 거시적이고 정치적인 과정이 곧 평화로 이해되는 평화담론을 확장하는 데 일상적 평화이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203쪽>

○ 경합적 평화론이 한국 평화연구에 줄 수 있는 함의는 다층적이다. 이 개념이 ‘분단’이라는 한반도만의 특수한 공식을 넘어서는 정치적인 것 일반을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사회정치적 갈등을 경합적으로 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기획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사가 분단으로 인한 한반도 비평화의 문제라면, 남북한 사이의 적대적 관계 그리고 대한민국 안에서 발생하는 남남 갈등의 문제로 좁혀 적용해 볼 수 있다. <본문 225쪽>

○ 통일평화는 통일을 거쳐 한반도에 평화공동체를 건설하는 비전과 노력의 총체로 정의할 수 있다. 물론 통일평화는 이론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로 정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통일평화를 ① 통일과 평화, ② 통일적 평화, ③ 통일을 통한 평화 등 세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①은 가장 평범하고 둘의 관계를 병존으로 상정하지만 모호한 상태이다. ②는 평화적 통일과 반대의 뜻으로 통일이 평화의 수단으로 이해된다. ③은 평화가 통일보다 우위에 있지만 통일이 수단이 아니라 중간 목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셋 중에서 이 글에서 정의하는 통일평화는 ③에 가장 가깝다. 통일은 평화와 함께 목표이지만 중간 목표이고, 최종 목표는 평화이다. 이때 평화는 소극적 평화가 아니라 적극적 평화이다. 평화통일에서 평화는 소극적 평화이다. - 본문 239쪽

■ 저자

서보혁 _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학 박사
강혁민 _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선임연구원,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평화학 박사
정혁 _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외협력담당관 팀장,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정치학 박사
김상덕 _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철학박사
허지영 _ 강원대학교 통일강원연구원 객원연구원,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정치학 박사
이성용 _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부교수, 영국 세인트앤드류스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 추천사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말하지만, 평화가 더욱 멀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평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시의적절하다. 이 책은 우리가 오해하고 혼동하는 평화의 개념과 새로운 평화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점에서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_ 김연철(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전 통일부 장관)

“막연하고 추상적이던 평화의 개념을 이론, 경험, 정책 등 다각도로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세계와 한반도 평화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일독을 권한다.”

_ 문정인(세종연구소 이사장, 연세대 명예교수)

“이 책은 우리에게 본격적인 평화공부가 필요함을 일깨워 준다. 적극적 평화, 정의로운 평화, 안정적 평화, 양질의 평화, 포스트 자유주의 평화, 해방적 평화, 일상적 평화, 경합적 평화, 그리고 통일평화로 이어지는 참신한 내용들을 통해 글로벌 평화학의 새로운 흐름과 한반도 평화의 다차원성을 함께 사유할 수 있는 안목을 얻을 수 있다. 적대와 갈등의 질곡을 벗어나 항구적 평화가 구현되기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_ 박명규(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평화 개념을 구체화하는 일은 새로운 언어를 찾는 일의 시작이다. 이는 분석과 실천을 새롭고 구체적으로 전개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책은 평화 개념을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평화학 발전과 평화운동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_ 이대훈(피스모모 평화/교육연구소 소장)

“평화 개념에 대하여 총체적이고 융합적인 접근과 면밀하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통하여 평화 연구의 발전에 기여하고 미래 세대의 평화 교육을 위한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전략 지침서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저작이다.”

_ 최아진(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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