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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의 윤리학과 상호주관성

우울한섬 2022. 2. 24. 11:18
통합의료인문학 번역총서02

후설의 윤리학과 상호주관성

정적 현상학과 발생적 현상학을 바탕으로

■ 이 책은…

서양 근현대 철학의 중요한 기둥 중 하나인 후설의 현상학에서의 윤리학적 입장이 무엇인지, 그 체계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규명한다. 후설의 현상학은 과학적 객관주의, 실증주의, 주관적 심리학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등 근대 철학의 상대주의와 회의주의적인 경향성을 의식의 지향성에 따른 주관과 객관의 상관성에 주목하여 비판적으로 극복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구성적 현상학의 두 측면인 정적 현상학과 발생적 현상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하여, 대상에 대한 지향성(주관)을 통해 의식에 주어지는 사태(현상)가 명증하게 파악될 수 있다는, 타당하고 명징한 대상 이해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 분야 : 철학 / 인문
  • 저자 : 자넷 도노호
  • 역자 : 최우석
  • 발행일 : 2022년 1월 25일
  • 가격 : 18,000원
  • 페이지 : 304쪽 (두께 15mm)
  • 제책 : 무선
  • 판형 : 152×225mm(신국판)
  • ISBN : 979-11-6629-089-3 (94000)
  • ISBN(세트) : 979-11-6629-082-4 (94000)

‘2+3은 얼마인가’와 ‘왜 커피를 마시는가’라는 질문의 현상학적 이해
명확한 답을 얻고자 하면 대상의 결에 걸맞은 질문을 해야 한다
사태에 대한 태도에 따라 대상의 명증한 이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출판사 서평

삶이란 무엇일까? 이는 인류가 자의식을 갖게 된 때부터 시작된 원초적 질문이며, 인류 역사상 생멸한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품었을 물음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오래된 미래의 질문이다.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수학이나 과학의 공식처럼 유일한 정답이 없기 때문이며, 인간 개개인이 같은 조건에서 모두 제각각의 답을 내놓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냥 내(개인) 생각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라면(이것도 유의미한 일이지만), 이 질문은 우회하거나 수정할 필요가 있다.

삶이란 무엇인지 그 실체나 본질을 묻고 해답을 찾기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것도 우회의 한 방법이다. 여전히 정답이 없고, 제각각의 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질문이지만, 대신 앞선 질문보다 실용적인 문답이 되며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문답이 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전자가 ‘존재론적’이라면 후자는 ‘생성론적’이다.
또한 ‘무엇’이 명사적인 것으로서 실체를 지향하는 반면, ‘어떻게’는 형용사적이며 ‘살아가야 할까’는 동사적이어서 그 흐름과 경향을 가늠하는 것만으로도 일정한 ‘언표’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형용사적이며 동사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모호하거나 어렴풋하더라도 ‘대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에 답하는 과정에서 ‘삶이란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짐작할 수도 있게 된다. 삶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삶의 정의(定義)-삶의 본질을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삶이 지향하는 방향을 찾는 일은 인간의 욕구의 방향을 찾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실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여기에서 다시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이렇게 하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자주 물었으며, 가장 난해한 질문의 실상이 조금 더 분명해진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수백 가지이겠지만, 분명한 것은 참다운 삶, 잘 사는 삶, 즉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을 규명하는 것이 인간의 윤리를 모색하는 동기가 된다는 사실이다.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다양한 인문학의 관점에서 의료 문제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잘 사는 삶(well-being)이란 무엇인가도 함께 묻고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의료행위가 인간의 ‘잘 사는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그 잘 사는 삶이란 무엇인지가 밝혀져야만 의료행위의 방향과 한계를 정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장수, 즉 오래 사는 것’이 잘 사는 삶의 핵심적+절대적 기준이라면 연명치료는 필수불가결한 것이겠지만, ‘건강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음’이 잘 사는 삶의 기준이라면 ‘연명치료거부’가 대안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인이든 환자든 인간은 잘 사는 삶, 즉 삶의 윤리적 태도를 지속적으로 의식할 때 결국은 삶의 본질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의료의 문제는 인간의 삶과 결코 분리될 수 없기에 삶을 본질과 방향과 이유를 아울러 모색하는 인문학으로부터 의료의 의미와 지향해야 할 길을 더 잘 이해하고 새롭게 밝힐 수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본 역서는 현상학이라는 철학에 입각하여 삶의 윤리적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부터 탐색한다.

이 책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현상학의 창시자 후설(E. Husserl)의 윤리학에 대한 탐색을 소개하는 전문서이다. 현대 서양의 철학자들, 예컨대 하이데거(M. Heidegger), 사르트르(J.P.Sartre), 메를로-퐁티(Merleau-Ponty), 레비나스(E. Levinas), 데리다(J.Derrida) 등은 후설의 현상학으로부터 비롯된 철학을 제시하는 사상가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철학적 사유를 이해하는 데에 후설의 현상학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후설의 현상학에서 강조되는 윤리학적 입장이 무엇인지를 깊이 천착한다. 서양 근대철학의 근저에 자리 잡은 후설의 윤리론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서양 철학사를 관통하는 윤리사상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덕 윤리, 칸트(I. Kant)의 형식주의 윤리, 벤담(J. Bentham)과 밀(J.S. Mill)의 공리주의 윤리, 흄(D. Hume)의 감정 윤리 등을 포괄한다. 나아가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은 현대의 수많은 윤리적 주제들에 응답하는 혜안과 영감을 제공해 준다. 삶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으로부터 확인해 보길 권해 드린다.

■ 차례

한국의 독자를 위한 머리말
감사의 말

서론 - 후설의 현상학과 오해

1장 정적 현상학과 발생적 현상학에 관하여

1. 변화에 대한 문헌적 근거
2. 정적 현상학
3. 발생적 현상학
4. 시간과 시간성
5. 결론

2장 시간의식과 상호주관성에 관하여

1. 1905년의 시간 강의
2. 1907년에서 1911년 사이의 논의
3. 1920년대에서 1930년대의 미발간 원고
4. 시간과 상호주관성
5. 발생적 현상학과 시간성

3장 상호주관성의 문제에 관하여

1. 1905년에서 1921년 사이의 논의
2. 데카르트적 성찰
3. 1921년에서 1935년 사이의 논의
4. 결론

4장 후설의 윤리학에 대한 논의

1. 전기 윤리학
2. 후기 윤리학
3. 결론

결론 - 발생적 현상학의 영향

역자 후기

 

■ 책 속으로

● 초기 현상학적 접근으로 이해되는 정적 현상학은 주체와 대상들을 완전하게 드러난 결과물로서 살핀다. 이러한 까닭에, 정적 현상학은 경험 대상과 주체의 역사성을 검토하지 않는다. 정적 현상학의 핵심은 철학적 회의주의나 심리학주의를 넘어서려는 시도로서 경험의 형식적 본질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순수 의식의 영역에 대한 현상학적 환원을 제시함으로써 후설은 심리학주의나 회의주의를 넘어서서 인식에 대한 좀 더 만족스러운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고 믿었다. 후설은 내재성의 영역에서 고찰되는 지향적 대상들과 지향적 주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인식의 도식을 수립했다. 의식작용들과 의식대상들이라는 형식적 구조는 후설의 초기 현상학적 입장을 잘 드러내준다. 하지만 후설이 스스로 평가했듯, 정적 현상학은 대상의 의미를 시간과 관계없이 고정된 상태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경험 대상과 주체의 관계에 대한 심리학적 해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본문 58쪽>

● 발생적 현상학의 중요성은 시간 논의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정적 현상학은 후설로 하여금 의식의 지향적 대상으로서 시간에 대한 이해와 시간적으로 지속하는 대상들에 대한 구성을 설명하게 했다. 비록 후설은 정적 분석으로 구성의 작용에 대한 시간성을 설명하고자 노력했지만, 충분하게 만족할 만한 의식의 시간성을 해명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발생적 현상학은 후설로 하여금 의식 그 자체의 시간성에 대한 해명의 가능성을 제시하게 했다. 후설은 발생적 방법의 환문(Rückfrage)의 방식을 통해 자아-극의 선-반성적인 시간적 경험을 설명할 수 있었다. 발생적 방법은 초월론적 자아의 시간성에서부터 자아극의 시간성에 이르게 하는 철저한 환원을 가능하게 만든다. 시간적 환원이 없었다면 근본적인 선-자아론적인 시간의 단계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본문 101쪽>

● 후설의 발생적 현상학적 방법은 정적 현상학적 방법만으로 충분하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후설은 발생적 현상학적 방법으로 자아의 발생에 관하여, 상호주관성의 발생에 관하여, 그리고 주체들의 공동체의 발생에 관하여 되물어 가며 추적한다. 후설의 되물어 가는 탐구는 시간의 가장 심층적 차원, 흘러가는 생생한 현재에서 자아와 타자가 얽히고설켜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러한 가장 심층적이고 근본적 차원에서 충동들은 타자와 자아의 관계를 알리고 있다. 본능, 충동과 관련된 후설의 논의들은 주체성의 가장 근원적 차원은 이미 상호주관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자아가 초월론적으로 공존재라는 사실은 자아와 타자의 개별성을 결코 침해하지 않는다. 자아와 타자는 근본적으로 함께하고 서로 의존하며 더불어 있다. 습관성과 수동적 종합의 논의는 타자의 영향을 받는 자아가 계속해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아의 책임과 관련된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본문 170쪽>

● 후설은 우리 사회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쇄신과 전통이나 관습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강조함으로써 사회를 구축하는 생생한 과정을 드러냈다. 만일에 우리 자신의 기원과 물려받은 전통에 관하여 이야기할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처한 일들에 관하여 비판적으로 살필 수 없을 것이다. 윤리에 대한 발생적 이해는 전체주의와 같이 하나의 윤리만을 강조하는 공동체가 아닌 다양성을 유지하면서도 개별자들의 개별성도 보전하는 공동체를 생각하게 한다. 좀 더 높은 질서로서 우리에 참여하는 각 개별 구성원들은 더 큰 전체에 책임을 지는 존재이지만, 그러한 책임은 개별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자유를 포기하게 만들지 않는다. 각각의 개인들은 공동체 내에서 조화롭게 자신들의 절대적 당위를 실천할 수 있는데, 후설은 이 점이 곧 다양성의 통일체로서 공동체라고 제안한다. 이러한 공동체는 정적 현상학적 방법만으로 이야기될 수 없다. <본문 259쪽>

● 후설의 발생적 현상학은 전통을 수용하면서도 동시에 비판하며 쇄신하는 윤리적 주체의 독립성을 논할 수 있게 한다. 개별 주체들은 자신의 절대적 당위를 소명으로서 실현한다. 절대적 당위로서 의무는 공동체로부터 동떨어진 채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와 결속시키는 어떤 것으로 있다. 이런 점에서 나 자신의 절대적 당위는 타자의 절대적 당위를 결코 배제하지 않는다. 한 공동체 속 참된 자기란 개별자로서 참된 자기와 다르지 않다. 이는 보편적인 윤리적 사랑이 제시될 수 있는 근거이다. 자아가 자유롭게 실현하는 사랑은 보편적 사랑과 분리되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은 자아에 앞서 타자가 있다고 보는 발생적 현상학이 없었다면 제기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개인의 목적과 공동체의 목적이라는 개념도 되물어 가기를 실행하는 발생적 현상학의 도움으로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 근원에서부터 침전된 것이 무엇인지를 캐묻는 일은 필연적으로 우리 공동체의 목적을 새롭게 수립하는 일이자, 사회 전통과 습관성의 기원을 생생하게 확보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비판 없이는 성립될 수 없다. 쇄신과 비판은 자기-책임을 갖는 모든 주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개인들의 역할이 쇄신과 비판이라는 말은 발생적 분석으로부터 이해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발생적 분석은 여러 세대를 거쳐 문화가 전수되는 영역에서 그리고 타자와 자아가 함께 있는 영역에서 흘러가는 생생한 현재를 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후설은 발생적 현상학으로 윤리적 신념들을 사유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생생한 전통을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본문 266쪽>

■ 기획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_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 중심 가치를 정립할 수 있는 통합의료인문학의 구축과 사회적 확산을 목표로 연구와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의료인문학 지식의 대중화에 힘쓰고 지역사회의 인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역인문학센터 <인의예지>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 저자

자넷 도노호 Janet Donohoe _ 현재 웨스트조지아(West Georgia) 대학 철학과 교수로서 Honors College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Place and Phenomenology, London, Rowman & Littlefield International』(2017)과 『Remembering Places: A Phenomenology investigation of the relationship between memory and place. Lanham, MD: Lexington Books』 (2014)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On a Hermeneutics of the Body”, “Can there be a Phenomenology of Nature?”, “The Place of Home”, “The Vocation of Motherhood: Husserl and Feminist Ethics” 등이 있다.

■ 역자

최우석 _ 학부 때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칸트의 최고선 이해』 로 서강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후설의 현상학적 윤리학』 으로 경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죽음의 인문학』 (2021, 공저), 『코로나 데카메론1, 2』(2020, 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후설의 순수 윤리학 이해」, 「후설의 현상학, 현상학적 윤리, 현상학적 의료윤리」, 「후설의 후기 윤리학의 인격자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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